홍해 막히고, 이·팔 전쟁 장기화…공급망 독립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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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본격 지상전으로 확산한 가운데 홍해 인근 군사 충돌로 인해 글로벌 물류 대란이 길어지는 분위기다. 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세계의 공장’인 중국이 흔들리며 공급망 위기 선례를 겪었지만, 우리나라가 안정적으로 공급망을 관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1일 외신 등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발생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지상으로 번지면서 홍해 물류 사태도 장기화되고 있다. 당초 이‧팔 사태는 글로벌 공급망 위기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되진 않았다. 
 
문제는 예멘의 후티 반군이 가자 지구에서 이스라엘의 철수를 명분으로 지난해 11월부터 홍해 인근 상선들을 공격하면서 시작됐다. 후티 반군은 미국과 영국 등 서방국가 상선들을 향해 미사일 등을 쏘며 무력 공격을 감행했고, 이에 맞서 미군도 대대적인 폭격으로 반격에 나선 상황이다. 
 
홍해는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전통적인 해상 운송 요충지로 꼽힌다. 중간재 수출을 주력 산업으로 삼고 있는 우리나라 입장에선 자동차와 배터리 등을 싣고 지름길인 홍해를 이용해 유럽으로 이동하는 게 유리하기 때문에, 홍해가 막힐 경우 운송 비용 상승 부담에 직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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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티 반군의 공격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며 홍해를 이용하지 못할 경우, 결국 홍해와 연결된 수에즈 운하 이용을 포기하고 아프리카 최남단인 희망봉으로 우회하는 길을 택할 수밖에 없다. 글로벌 해상 운송 물량의 약 15%를 차지하는 홍해 통로가 막히게 되면 글로벌 운송 비용 상승과 함께 인플레이션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해운사 머스크의 빈센트 클레스크 회장은 지난달 다보스 포럼에서 “홍해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초래하는 공급망 혼란은 몇 달간 지속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홍해 물류 대란 영향으로 인해 운송 예측 가능성이 깨지면서 운항 일수의 급작스런 증가 등 공급망 병목 현상이 발생, 현장에서 재고 부족 등 이유로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사태도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2020년 코로나 팬데믹 당시엔 원자재와 함께 저임금 노동력 공급 등을 담당했던 중국이 멈추면서 전 세계가 공급망 위기를 맞은 바 있다. 미‧중 패권 갈등 심화 속에서 코로나발(發) 공급망 위기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 많은 국가들이 대(對) 중국 의존도 관련 경각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팬데믹 이후에도 미‧중 중심의 경제 블록화가 가속되면서 각국은 공급망 안정 전략을 세우기 시작했다. 이전까지는 기업들이 ‘비용’을 최우선 순위에 뒀다면 지금은 ‘경제 안보’ 등 다양한 변수가 영향을 미치고 있는 형국이다. 
 
홍지상 무역협회 연구위원은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지금 공급망 위기는 한 가지 요인이 아닌 복합적인 이유들이 작용하고 있다”며 “팬데믹 전까지만 해도 비용을 최우선으로 공급망을 설계했지만, 팬데믹 이후엔 다른 개념들이 발생하는 등 기존 공급망 체계에 변화가 생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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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우리 정부도 지난해 말 중국발(發) ‘제2의 요소수 사태’ 직면 위기를 겪은 후, 본격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여야는 지난해 말 경제 안보 품목의 공급망 관리 역할을 규정한 ‘경제안보를 위한 공급망 안정화 지원 기본법'(공급망법)을 의결했다. 
 
흑연과 희토 등 185개 공급망 안정품목을 선정해 2030년까지 의존도를 50% 이하로 낮추겠다는 ‘산업 공급망 3050 전략’을 전면에 내걸고 후속 조치도 진행 중이다. 표면적으론 특정국에 대한 수입 의존도를 절반 이하로 낮추겠다는 취지지만, 사실상 중국 의존도를 더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팬데믹 사태 이전과 이후 세계적인 분위기, 글로벌 돌발 변수 등을 감안하면 공급망 이슈는 비용 논란을 넘어 안보 영역에서 다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홍종 단국대 교수는 통화에서 “우리나라는 자원이 부족하고 소재와 부품 등 공급망 이슈가 중요한 국가”라며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비축 정책 등 단계적이고 정책적인 대응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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