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분야 탄소배출 79억 t… “한미일 ‘녹색항로’ 만들어 규제 대비를”|동아일보


‘국제해운 2050 넷제로’ 달성하려면

작년 국내 3개 항만서 90만 t 배출… 한국 배출 증가량 세계 평균 훌쩍

무탄소 연료-재생에너지 활용 등 탄소배출 않는 ‘녹색항로’ 급부상

정부, 미국-영국 등 4개국과 검토… 3개 항만에 적용 땐 절감 효과 커

게티이미지코리아

국제해사기구(IMO)는 지난해 ‘국제해운 2050 넷제로’를 선언하고 해운 부문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해운은 세계 교역의 90%를 차지하는 핵심 운송 수단이다. 그런 만큼 선박 연료 연소로 인한 대기오염과 온실가스 배출이 심각하다는 점을 감안한 조치다. 또 세계 각국도 선박 운행으로 인한 탄소를 줄이기 위해 통상 정책과 규제 등을 적극 검토하기 시작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1990년 이후 30년간 해운 분야 온실가스 배출량은 꾸준히 늘어 2014∼2018년 연평균 78억8590만 t을 배출했다. 이 기간 한국은 미국(21.7%), EU(11.5%), 중국(10.8%) 등에 이어 세계 수송 부문 온실가스 총배출량의 1.3%를 차지했다. 미국 등에 비하면 비중은 낮지만 연평균 배출 증가량은 2.4%로 전 세계 평균(1%가량)의 두 배 이상이다.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등 개발도상국을 제외하면 주요 배출국 중 선박 탄소 배출이 가장 빠르게 늘고 있다.

● 각국 뛰어드는 ‘녹색 항로’… 새로운 환경규제

해운 부문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방법 중 하나는 ‘녹색 항로’ 구축이다. 2021년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미국 독일 등 22개국은 세계적으로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무탄소’ 녹색 항로를 최소 6개 이상 구축하는 데 합의했다. 또 상하이항(중국)-로스앤젤레스항(미국), 핼리팩스항(캐나다)-함부르크항(독일) 등 약 20곳에 녹색 항로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당시 우리나라는 제조업 비중이 높고 조선·해운업 규모가 크기 때문에 선언에 동참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 IMO가 선박 탄소배출량에 따른 부담금 부과를 추진한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한국도 관련 정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한국은 이듬해 COP27에서 녹색 항로 구축에 뛰어들겠다고 밝혔고 지난해 9월 윤석열 대통령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당시 글로벌 녹색 해운항로 구축을 선언했다. 정부는 지금까지 미국, 영국, 호주, 싱가포르 등 4개국과 녹색 항로 구축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 지난해 국내 3대 항만, 탄소 배출량 90만 t


기후싱크탱크 기후솔루션은 이달 13일 ‘국제해운 탄소중립을 위한 한미일 녹색 해운항로 구축’ 보고서에서 부산항, 인천항, 광양항 등 국내 3개 주요 항만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산정했다. 선박자동식별시스템(AIS)과 선박배기가스배출 추정모형 등을 바탕으로 계산한 결과 지난해 부산항 경계 내에서 이산화탄소 약 59만4815t이 배출된 것으로 분석됐다. 광양항에선 19만4856t, 인천항에선 10만1545t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됐다.

기후솔루션은 “한미일 3국 다자간 해운항로를 녹색 항로로 바꿀 경우 부산·인천·광양항 모두 일본의 도쿄·요코하마항, 미국 로스앤젤레스·롱비치항과 녹색 항로를 구축할 때 효과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부산-도쿄·요코하마항 항로는 지난해 440척의 선박이 오가며 이산화탄소 2062만 t을 배출했다. 부산-로스앤젤레스·롱비치항 항로는 2060만 t, 부산-뉴욕·뉴저지항은 1810만 t을 배출했다.

기후솔루션 관계자는 “녹색 항로는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뿐 아니라 향후 해양 환경 규제가 해운 산업의 새로운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때를 대비한다는 의미도 있다”며 “정부는 항만기본계획 수정 및 외국과의 협의 등 국내외적 대응이, 해운사들은 무탄소 선박 도입을 앞당기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녹색 항로
녹색 항로는 선박에 메탄올·수소 등 무탄소 연료를 사용하거나, 설비·운송 등 항만 운영을 전기화하거나, 항만 전력 재생에너지 조달 등의 조건을 충족하는 항로를 말한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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