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했으면 가” 직장동료 때려 사망…“기억 안 나” 주장에도 징역5년|동아일보


30대 직장동료가 술에 취해 집에 돌아가지 않고 자신에게 대들었다는 이유로 복부를 걷어차 사망에 이르게 한 50대 남성이 법정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제13형사부(부장판사 박정호)는 상해치사 혐의로 기소된 A 씨(55)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A 씨는 지난 2022년 4월 14일 오후 8시 6분경 경기 오산시의 한 아파트 앞에서 술에 취한 직장동료 B 씨(39)의 복부를 때려 결국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A 씨는 술에 취한 B 씨가 자신에게 대들면서 집에 돌아가지 않는다는 이유로 화가 나 범행을 저질렀다.

사건 당일 A 씨와 B 씨는 퇴근 후 식당에서 저녁을 함께 먹고 A 씨의 집으로 이동했다. 이어 B 씨의 귀가 문제로 다툼을 벌였고, A 씨가 B 씨의 손목을 끌고 아파트 1층 출입구를 나가려고 하고 B 씨는 나가지 않으려고 버티면서 실랑이를 벌였다.

당시 CCTV 영상에 따르면 B 씨는 이날 오후 8시 6분경 아파트 공동현관 앞에서 쓰러졌고, 3분 후 A 씨는 쓰러진 B 씨를 끌고 엘리베이터에 탑승해 자신의 집으로 함께 들어갔다. 몇 시간이 흐른 후 A 씨의 아내가 119에 신고했고, B 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같은 해 4월 25일 췌장 손상에 의한 다발성 장기부전 등으로 끝내 숨졌다.

법정에서 A 씨 측은 “B 씨를 때려 상해를 가한 기억이 없다”며 “설령 B 씨를 때려 상해를 가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상해 행위와 피해자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사건 전후 상황과 B 씨의 상해 부위, 부검감정서, CCTV 등을 종합했을 때 A 씨가 가한 상해로 인해 B 씨가 사망에 이르렀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으로 피해자와 피해자의 유족들은 견디기 어려운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이라면서 “더욱이 피고인은 쓰러져 있는 피해자에게 구호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았는바 피고인에 대한 비난 가능성은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피해자의 유족들에게 제대로 된 위로 및 배상을 하지 않았고 피해자의 유족들로부터 용서를 받지도 못했다. 피고인은 자신의 행위에 대한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실형을 선고했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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