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도민의 삶을 영상으로 기록해드립니다”|동아일보


추억공유 디지털 영상자서전 사업

영상 촬영-편집 서비스 무료 제공

도민이면 누구나 연중 이용 가능

“삶 돌아보는 계기 돼 만족도 높아”

3일 충북 청주의료원에 마련된 충북영상자서전 제1호 촬영자인 고 연병권 6·25참전유공자회 충북지부장의 빈소에서 고인의 생전 모습이 방영되고 있다. 충북도 제공

3일 충북 청주의료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연병권 6·25참전유공자회 충북지부장의 빈소에서는 보기 힘든 모습이 연출됐다. 유족과 조문객들이 엄숙한 분위기에서 고인을 추모하는 보통의 상가와는 별반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영정 사진 옆에 놓인 모니터에서 생전 고인의 모습이 방영되고 있었다. 2일 향년 93세로 작고한 고인은 영상 속에서 19세의 나이에 6·25전쟁에 포병으로 참전한 사연과 46년 동안 교직에 근무한 이야기 등 역동적인 근현대사를 살며 느낀 소회를 담담히 풀어냈다.

고인의 한평생을 유족과 조문객들이 듣고 추억할 수 있었던 것은 충북도가 2022년 9월부터 시작한 ‘추억공유 디지털 영상자서전 사업’ 덕분이다. 연 지부장은 이 사업의 1호 촬영자였다. 이날 빈소를 찾은 김영환 충북도지사는 “고인의 생전 모습을 기록해 둔 것은 충북의 역사 기록에 매우 의미가 크다”며 “조국을 위해 몸 바치신 유공자 중에는 고령인 분들이 많아 생전의 모습과 삶의 이야기를 한 분이라도 더 빨리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고 말했다.

충북 영상자서전 사업은 도민 개개인의 삶을 영상으로 만들어 저장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려 언제 어디서나 본인과 지인, 후손들이 볼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시작된 일종의 기록문화 운동이다. 김 지사의 민선 8기 주요 공약 가운데 하나이다.

이 사업은 연중 모든 도민을 대상으로 영상 촬영 대상자를 모집한다. 충북 도민이면 누구나 무료로 영상 촬영과 편집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지금까지 6365명이 참여할 정도로 호응을 얻고 있다고 도는 밝혔다.

도는 사업 초기 추진기관인 충북도노인종합복지관에 4명의 전문인력을 두고 시작했다. 그러나 영상 촬영과 편집을 하기에는 일손이 달렸다. 인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업에 관심이 있는 노인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무료 영상 편집 교육을 진행하고, 70여 명의 촬영 보조 서포터스도 구성했다. 또 올해부터 도내 4개 시니어클럽 회원 중 만 60세 이상 50명을 선발해 영상자서전을 촬영·기록하는 ‘시니어 영상 사업단’도 운영한다. 이를 통해 영상자서전 전문가를 키우고, 고용 창출 효과도 거둔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생활 밀착형 프로그램과 참여 이벤트를 마련해 도민의 참여를 이끌 계획이다. 추진기관도 기존 노인복지관과 인재평생교육진흥원 외에 장애인복지관, 민간단체 등도 참여시킬 계획이다. 이 밖에도 충북과학기술혁신원으로 예정돼 있는 영상자서전 거점기관 운영, 충북영상자서전 홈페이지 구축, 콘테스트 개최 등도 추진하기로 했다.

도가 지난해 영상 촬영 참가자 413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온·오프라인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81.8%가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또 주변인 등에게 이 사업을 소개하고 싶은지에 대해 77%가 추천한다고 밝혔다. 참여 계기를 묻는 질문에는 △노인복지관 이용 △평생교육 프로그램 참여 △가족들과 공유하기 위해 △내 삶을 되돌아보는 계기여서 △나만의 기록을 남길 수 있어서 등의 답변이 나왔다.

김 지사는 “올해는 어르신뿐만 아니라 모든 도민이 스스로 참여하는 자발적 분위기 형성을 위한 소통 창구를 마련할 것”이라며 “소외계층에 대한 전문 촬영 지원을 지속해 이 사업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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