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도 MBTI에 빠졌다?…관광지 추천·행정 지표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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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광양시의 MBTI 성격유형별 관광지 소개 안내문. | 광양시 제공.

전남 광양시는 최근 MBTI(마이어스-브릭스 유형 지표) 성격유형별 여행지를 소개했다. 성격을 16가지 유형으로 나눠 분석하는 MBTI에 따라 분석형·탐험가형·외교형·관리자형 4가지로 분류했다.

광양시는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관광객에게 어울릴 만한 관광지로 매천황현생가·광양역사문화관·광양김시식지 등 역사·문화공간을 추천했다. 분석형(INTP·INTJ·ENTJ·ENTP) 관광객이 이에 해당한다. 탐험가형(ISTP·ISFP·ESFP·ESTP)에겐 전남도립미술관, 목재문화체험장, 광양와인동굴, 광양에코파크, 섬진강끝들마을 등을 제안했다.

MBTI의 인기가 이어지자 지방자치단체에서 MBTI를 활용한 정책이 늘어나고 있다. 정보공개청구 홈페이지 공개정보목록을 보면, 광역·기초지방자치단체 결재문서 중 ‘MBTI’가 들어간 문서는 2018년 132건에서 지난해 647건으로 5배 가까이 늘어났다.

지자체는 MBTI를 단순히 성격 유형을 분석하는 데 쓰거나 상담 도구로만 활용하지 않는다. 관광 등 문화 사업이나 16개로 성격을 분류하는 MBTI의 특징을 변용해 지자체 행사나 지표에 사용하는 사례가 여럿 확인됐다.

MBTI는 ‘My Best Tour Is’?

관광과 MBTI를 결합해 홍보하는 방식은 대구 중구, 경기 김포 등에서도 발견된다. 코로나19가 확산되던 시기 한국관광공사는 국내 관광지 홍보 전략으로 MBTI 활용방법을 안내했다. 이 때부터 지자체에선 관광과 MBTI를 연계해 프로그램을 홍보하고 있다.

대구 중구의 MBTI 관광 코스 중 한 유형. | 대구 중구 제공

대구 중구의 MBTI 관광 코스 중 한 유형. | 대구 중구 제공

대구 중구는 프로그램명에도 MBTI를 활용했다. 대구 중구는 MBTI의 약자를 이용해 관광 프로그램을 ‘My Best Tour Is 중구’로 이름 붙였다.

대다수 지자체는 광양시처럼 성격 유형에 따라 관광지를 추천한다. 내향적인 ‘I’에게는 문학관, 외향적인 ‘E’에게는 대관람차 탑승, 한복 체험 등을 권하는 식이다.

지자체가 MBTI와 관광을 접목시킨 가장 큰 이유는 홍보다. 광양시는 웹이나 모바일에서 MBTI를 검색한 이들의 유입까지 고려했다. 광양시 관계자는 “MBTI가 혈액형이나 별자리보다 인기이니 MBTI로 광양 관광지를 소개하면 젊은 층의 흥미를 끌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며 “MBTI를 모바일이나 웹에서 검색하는 분들이 많다 보니, MBTI를 검색했다가 광양 여행지도 한 번 접할 수 있는 효과도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나친 유형화라는 우려에 대해 광양시 관계자는 “MBTI가 물론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라며 “참고 차원에서 정보를 제공하는 것뿐”이라고 했다.

‘지역 여건상 정주인구보다는 생활인구 유입(E·Externality)에 높은 관심을 보였고, 강·유적지 등 자연자원(N·Nature)이 풍부해, 이를 토대로 관광산업 투자(T·Tradition)와 소프트웨어 투자(P·temPorary)에 대한 선호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행정안전부, 2023년 12월26일 보도자료)

지방자치제도를 총괄하는 행안부도 변형된 MBTI를 정책 지표 개발에 접목했다. 행안부는 지난달 26일 일종의 정성지표인 ‘지역 MBTI’를 공개했다. 지역 주민·지자체 공무원에게 100개 넘는 문항으로 설문조사를 해 나온 결과로 지역 MBTI를 분류한다. 각 지자체는 지역 MBTI를 수용해 정책에 반영할 수 있다.

행안부는 MBTI의 분류체계는 그대로 두고 내용만 바꿨다. 기존 MBTI의 4개 특성의 대문자만 따와 지역을 인구(E-I), 입지(N-S), 지역가치(T-F), 라이프스타일(P-J) 등 16가지 유형으로 나눴다.

행안부 관계자는 “그동안 지역의 인구감소지역 등을 분류할 때는 대부분 정량지표만 사용했는데 지역 MBTI는 인터뷰에 기초해 만든 정성지표”라며 “다가가기 쉽고 이해도를 높이려 MBTI를 이용했다”고 말했다.

인천 중구의 한 도서관에서 진행한 프로그램에서 활용한 MBTI.

인천 중구의 한 도서관에서 진행한 프로그램에서 활용한 MBTI.

행안부처럼 성격을 16개로 분류한 MBTI 특성만 이용한 지자체도 있었다. MBTI의 골격은 그대로 두되, 내용은 프로그램에 맞춰 바꾸는 식이다.

인천 중구의 한 도서관은 지난해 4월 ‘당신의 독서 MBTI는’ 행사를 열었다. 이 행사에선 독서 유형을 장소·방식·목적·습관으로 나눴다. 기존 MBTI의 내향형과 외향형을 나누는 ‘I-E’ 대신 장소를 기준으로 L(Library·도서관)과 H(Home·집)를 구분했다. MBTI의 ‘N-S’를 대신해 A(Alone·혼자)-P(People·다른 사람과 함께)로 독서 방식을 분류하는 식이었다.

본래 용도로 MBTI 활용

지자체에서 MBTI가 가장 많이 쓰이는 영역은 상담·교육이었다. 상담·교육에선 성격유형검사인 MBTI의 본래 용도를 그대로 활용하는 사례가 많았다.

서울 중랑구는 지난해 공무원 교육에 MBTI를 활용했다. 중랑구가 지난해 4월 진행한 ‘MBTI를 활용하면 좋아지는 대인기술’에는 20명 가량이 참석했다. 외부 강사를 초빙해 성격유형별 소통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중랑구 관계자는 “참석자는 대부분 20~30대였다”며 “공무원들 사이 선호도가 높지 않은 자체 교육에는 늘 최신 흐름을 반영해 반응을 끌어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서울 양천구는 지난해 7월 ‘MBTI로 알아보는 우리 아이 공부법 컨설팅’에 MBTI를 활용했다. MBTI 유형에 따른 학습법, 공부 장소, 부모와 자녀 간 대화법 등을 알려주는 프로그램이었다. 당시 프로그램은 시범 사업으로 진행됐는데 총 72팀이 참여했다.

양천구 관계자는 “MBTI 검사지가 성인·유아·고학년용으로 나뉘어져 있어 부모와 자녀가 함께 하기에 MBTI가 용이한 측면이 있었다”며 “무엇보다 일단 프로그램 참석을 유도하는 게 중요해서 인기가 높은 MBTI를 활용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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