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2심 유죄에도 자숙은커녕 신당 창당 [사설]|동아일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어제 4·10총선에 참여하기 위해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밝혔다. 조 전 장관은 자녀 입시 비리와 감찰 무마 등의 혐의로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유죄 판결을 받았다. 항소심은 그에게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하고도 법정구속하지는 않았다. 구속 유예 결정은 결과적으로 잘못됐다. 그는 일반적으로라면 법정구속됐어야 할 사안에서 대법원 판결까지 구속을 면했으니 더 반성하고 자숙해야 했으나 오히려 그 결정을 조롱하듯 구속을 면한 틈을 타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조 전 장관은 ‘검찰 독재’ 운운하며 자신을 향한 검찰 기소가 부당하다고 주장해 왔지만 법원 판결은 검찰 기소에서 독립해서 내려졌다. 그가 국회의원이 되더라도 대법원에서 금고형 이상의 확정 판결이 내려지면 실형이든 집행유예든 자격을 박탈당한다. 그의 신당 창당 강행에는 재판에서의 패색이 짙어지자 정치로 사법을 한번 뒤엎어 보겠다는 헛된 기대가 엿보인다.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형법 교수 출신으로 법무부 장관까지 지낸 사람의 처신으로 이보다 더 부적절한 행태를 찾기 어렵다. 검찰 기소는 물론 법원 재판을 포함한 사법 절차를 총체적으로 부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국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준연동형 비례제를 유지하기로 함으로써 예상되는 최악의 사태는 위성정당보다도 더 나쁜 자매위성정당의 창당이다. 말이 정당일 뿐 정치적 패거리에 가까운 자매위성정당이 준연동형 비례제의 틈새를 파고들어 국회에 진입해 거대 정당과 합당한 뒤 면책특권을 이용해 거짓 선동으로 의정을 농단하는 행태를 이번 국회에서 열린민주당을 통해 목격할 만큼 목격했다.

조 전 장관은 민주당의 지역구 후보로 공천받기 어려웠을 뿐만 아니라 민주당의 범야권 위성정당인 ‘비례연합정당’의 후보도 되기 어려워 신당 창당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법원에서만 유죄 판결을 받은 것이 아니라 자신이 봉직했던 정권의 당에서조차 떳떳이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의 총선 참여를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 사법적 판단을 받아들이지 않는 데 이어 이제 정치적 양식(良識)을 거스르며 기어이 막장으로 치닫는 조국 사태를 끝장내는 길은 대법원 판결과 총선을 통한 심판밖에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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