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수급계획’ 곧 나온다…신규 원전 몇 기 포함되나[이정주의 질문]



[앵커] 최근 AI 열풍과 함께 우리 반도체 산업도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정부가 발표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단지 등을 위해선 막대한 전력이 필요합니다. 이 때문에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원전 육성을 언급하기도 했는데요, 신규 원전 건설 등을 담은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이르면 다음달 공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내용 질문하는 기자, 이정주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 기자, 어서 오세요.
 
[기자] 네, 산업부 이정주입니다.
 
[앵커] 전력수급기본계획, 제목만 들어선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는데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네, 줄여서 전기본이라고 부릅니다. 통상 전기는 우리 생활에 꼭 필요한 자원으로 꼽히는데요. 바로 이 전력 생산과 소비, 발전비율 등을 담은 계획이 전기본입니다. 통상 2년마다 향후 15년까지의 계획을 세우는데요. 올해 그러니까 2024년부터 2038년까지 적용 대상입니다.
 
[앵커] 정부가 신규 원전을 짓겠다면 여기에 청사진이 담기겠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통상 원전은 건설까지 약 10년 정도 기간이 걸리기 때문에 특히나 가스나 석탄 등 다른 발전 전원에 비하면 장기 계획에 속하죠. 현재 정부와 에너지 전문가들과 참여한 ’11차 전기본 수립 총괄위원회’가 현재 신규 원전, 신재생에너지 비중 등을 논의 중인데요. 당초 계획보다는 좀 늦어지고 있는데, 다음달 중 초안이 공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등 추세를 감안하면 향후 전력 사용량이 급격히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많이 나오던데요. 정부는 신규 원전을 몇 기 더 짓겠다는 건가요?
 
[기자]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업계 내에선 많으면 4기, 적으면 2기 정도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현 정부는 전임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전면 폐기하고 원전 육성을 국정 과제로 삼았습니다. 이번 전기본을 통해 사실상 첫 장기 전력 청사진을 내놓는 겁니다. 전기본 논의 초창기 용산 대통령실 등에선 신규 원전이 최대 10기 안팎이 거론되기도 했습니다. 다만 원전 부지 확보 등 현실적 여건을 고려해 약 4기 정도를 추가하는 방안으로 좁혀졌습니다.
 
[앵커] 그런데 4기도 많은 것 아닌가요? 안전 문제도 있는데 이렇게 많이 지으려는 이유가 있는 겁니까
 
[기자] 원전이든 석탄이든 전력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는 건 명백한 사실입니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필요한 전력은 2039년 150기가와트(GW), 2051년 202GW 등으로 예상됩니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 1월 15일 ‘반도체 산업’을 주제로 한 민생토론회에서 원전 필요성을 언급했습니다. 토론회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의 업무보고를 겸해 이뤄진 건데요.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탈원전을 하게 되면 반도체뿐만 아니라 첨단 산업이라는 건 포기해야 된다”며 “우리 민생을 살찌우기 위해서라도 이 원전 산업은 계속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라고 했습니다.
 
[앵커] 국정과제니까 정치적 드라이브를 걸 수도 있는데, 주무 부처인 산업부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대체로 정권 수뇌부와 입장이 크게 다르지 않은데요. 민생토론회 당시 안덕근 산업장관 발언 한번 들어보시죠.

▶ [인서트] 안덕근 산업부 장관
“오늘 또 대통령께서 아주 강조를 하신 원전 문제도 저희도 재생에너지 중요하지만 원전을 같이 끌고 갈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만큼 사실 전력 인프라가 안정적으로 유지가 돼 왔던 나라가 없는데 앞으로 첨단산업 육성에 있어서는 반드시 이 원전의 역할이 커져야 될 부분이 있어서 향후에 이 부분들을 잘 관리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앵커] 전력 수요 충족을 위해서 원전이 필요하다는 사실은 국민들도 어느 정도 공감하기도 하는데, 실제로 원전 비중이 늘었잖아요?
 
[기자] 현 정부 들어 매년 전력생산 과정에서 원전 비중도 증가 추셉니다. 지난해죠. 2023년 우리나라 전력 거래량 중 원전은 17만 기가와트시(GWh)로 전체 거래량(54만 기가와트시)의 31.39%를 차지했습니다. 이는 2022년 원전의 전력 거래량 30.38%, 2021년의 28.01%에 비해선 매년 5% 정도씩 증가한 겁니다. 에너지 원자재 위기와 탄소중립 등 글로벌 환경 또한 원전 비중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새울 1, 2호기. 연합뉴스


[앵커] 원전을 추가로 지을 만한 공간, 부지는 확보가 된 건가요?
 
[기자] 일단 정부 내부에선 전임 문재인 정부에서 무산됐던 천지 1, 2호(영덕)와 대진 1, 2호(삼척) 건설 계획이 재차 추진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박근혜 정부 당시 7차 전기본을 통해 신한울 3·4호기 계획을 내놨지만, 탈원전을 표방한 문재인 정부에서 안정성 문제로 건설이 중단됐습니다. 이후 현 정부 들어서 지난해 6월 건설이 재개됐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전문가들은 4기 이상 짓기는 힘들다는 지적입니다.
 
[앵커] 다음달 전기본 발표 후에 이 계획은 관철될 수 있는 건가요?
 
[기자] 사실 그 부분이 가장 맹점인데요. 앞서 말씀드린 대로 원전의 건설기간은 10년인데 반해 정권은 5년마다 바뀝니다. 전문가들은 현실적으로 탈원전과 탈원전 폐기 구도 속에서 정치적 입김이 작용할 경우, 이번 계획 또한 이행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합니다. 아울러 전력을 생산하더라도 이를 수도권으로 운반해야 할, 송전망 확충 문제도 남아 있습니다. 과거 박근혜 정부에서 시작한 새울 원전 3·4호기 그러니까 과거 이름이 신고리 5·6호기였죠. 이 또한 문재인 정부 당시 공사가 중단된 사례가 있습니다. 계획대로라면 이미 완공이 됐어야 할 새울 원전은 공사 중단과 주 52시간제 도입 등으로 미뤄져 완공은 올해 말로 예상됩니다.
 
[앵커] 아직은 정치권의 입김이 에너지 정책에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하군요.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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