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차기 중 ‘조기 퇴근’ 사우디 감독 “끝난 줄 알았다”|동아일보


연봉 374억 원… 몸값 세계 1위

2-3으로 뒤지자 돌연 라커룸行

“선수 포기한 비겁한 행동” 비난

로베르토 만치니 사우디아라비아 축구대표팀 감독이 31일 한국과의 아시안컵 16강전 승부차기 도중 벤치를 떠나 비난을 샀다. 이날 경기 때 그라운드를 향해 지시하는 만치니 감독. 알라이얀=신화 뉴시스

“납득하기 어려운 행동이다.”

야세르 알 미세할 사우디아라비아축구협회 회장은 31일 한국과 사우디의 아시안컵 16강전 경기 후 이렇게 말하면서 “왜 그랬는지 감독에게 물어볼 것”이라고 했다. 로베르토 만치니 사우디 축구대표팀 감독이 경기가 끝나기도 전에 벤치를 떠나 라커룸으로 향한 일명 ‘조기 퇴근’으로 비난을 샀다. 연봉이 2800만 달러(약 374억 원)로 알려진 만치니 감독은 전 세계에서 몸값이 가장 비싼 축구 지도자다.

이날 만치니 감독은 양 팀의 승부차기 도중에 자리를 떴다. 선축인 사우디가 2-3으로 뒤진 상황에서 압둘라흐만 가리브가 팀의 두 번째 실축을 하자 그대로 돌아서 라커룸으로 향했다. 그라운드에서 라커룸으로 이어지는 터널로 들어설 때까지 한 번도 뒤돌아보지 않았다. 좀처럼 보기 드문 장면이 벌어지자 TV 중계 카메라는 승부차기를 하는 골문 쪽이 아닌 만치니 감독의 뒷모습을 계속 잡았다.

축구 감독이 경기 도중에 자리를 비우는 건 아주 드문 일이다. 특히 만치니 감독은 메이저 대회에서, 그것도 단판 승부인 토너먼트 라운드 승부차기 도중에 벤치를 떠나 비난이 더 거세다. 사우디 국가대표 공격수를 지낸 야세르 알 카타니는 만치니 감독을 두고 “비겁한 지도자”라고 했다. 선수 시절 파리 생제르맹(프랑스) 등에서 뛰었던 해설가 디디에 도미는 “선수들을 포기하고 떠날 준비를 마친 감독”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경기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사우디 기자도 경기가 끝나지 않았는데 벤치를 떠난 이유를 물었다. 만치니 감독은 “경기가 끝난 줄 알았다. 누구든지 간에 존중하지 않으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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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이얀=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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