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연대” “정권심판”…여야, 총선 ‘프레임전’ 돌입


與, 野 계열 묶어 ‘범죄자연대’ 규정
野, ‘윤석열정부 무능심판론’ 강조
양쪽 판세 장악 못해… 변수따라 요동

“극단주의자 조국 그리고 통진당(통합진보당) 후예 같은 극단주의자와 손잡은 이재명 민주당이 만들어 나갈 세상을 상상해 보시라.”(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4월10일은 무슨 날이죠? 못살겠다, 심판해야죠.”(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왼쪽)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공동취재

4·10 총선 후보 등록 마지막 날인 22일 한 위원장과 이 대표는 전통적인 스윙보터 지역인 충청을 찾아 이같이 말했다. 한 위원장은 국민의힘 장동혁(충남 보령)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조국혁신당·진보당의 원내 입성 가능성과 관련해 “우리 민주주의가 처해 있는 위기를 말씀드리는 것”이라며 여당 지지를 호소했다. 이 대표는 충남 서산 동부시장에서 “일꾼이 일하기는커녕 주인을 업신여기고 주인의 삶을 망치면 대리인 자격이 없는 것 아니냐”고 정권 심판 투표를 강조했다.

23일 기준으로 선거가 18일 남은 가운데 여야는 ‘프레임 전쟁’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여당은 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을 묶어 ‘범죄자 연대’·‘극단주의자 연대’ 등에 대한 심판을, 야당은 윤석열정부 심판을 부각하고 있다. 주요 정책이나 공약에 대한 여야 의견 차가 두드러지지 않으면서 양당은 서로를 향한 심판론만 부르짖는 형국이다. 김관옥 정치경제연구소 민의 소장은 통화에서 “지금 공약 경쟁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후보 개인의, 또는 과거 언행만 집중적으로 비난할 뿐인데, 각 정치 세력이 국민에게 어떤 비전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렇듯 ‘무쟁점 선거’ 양상을 보이면서 남은 기간 돌발 변수로 인해 판세가 출렁일 가능성이 더 높아진 모습이다.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이는 건 ‘용산 리스크’다.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30%대에 머물고 있는 데다 정부지원론 대비 정권견제론이 견고하기 때문이다. 당장 최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호주 출국 논란과 황상무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비서관의 ‘언론인 회칼 테러’ 발언 논란으로 여당 내 수도권 위기론이 터져 나온 상태다. 고물가가 지속되는 데다 장기화하는 의대 증원 갈등이 의료계 총파업으로 이어질 경우 여당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창환 시사평론가는 “극한 대립 끝에 의료 대란이 터진다면 여당에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며 “다만 극적 타협에 이른다면 여당에 호재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했다.

 

후보 개인의 말실수나 막말 또한 판을 흔들 수 있는 주요 변수 중 하나로 평가된다. 양당 지도부는 이미 ‘경계령’을 발령했다. 최근 야당 일부 후보가 ‘범야권 200석 탄핵론’을 띄우자 민주당 지도부 차원에서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개인적 언급이 나타나고 있다”며 경고를 날렸다. 국민의힘 또한 당 차원의 목표 의석수를 밝히지 않으면서 몸을 낮추고 있다.

 

투표율도 빼놓을 수 없는 변수다. 정치권에선 전통적으로 ‘투표율 60%’가 여야의 유불리를 가르는 기준으로 여겨진다. 최근 20년 동안 국회의원 선거 투표율이 60%를 넘긴 해는 2004년 17대 총선(60.6%)과 2020년 21대 총선(66.2%) 두 번이 유일하다. 이 선거에서 민주당(열린우리당 포함)이 당시 한나라당·미래통합당과 큰 격차로 승리하며 과반 의석을 차지했다. 이 기간 투표율이 50% 이하로 떨어진 2008년 18대 총선(46.1%)에서는 당시 한나라당이 통합민주당(민주당 전신)의 두 배 가까운 의석수를 차지하며 원내 1당이 됐다.

김승환·김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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