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낮으로 두릅 연구를 했어요” [귀농귀촌애]


<23>두릅촉성재배로 두 달만에 1억 3000만원 소득

“1년간 실패하고 얻은 값진 결과물입니다.”

 

농업회사법인 (주)시나브로 김창신 대표는 22일 비닐하우스에서 쑥쑥 자라고 있는 두릅 순을 보면서 울컥했다. 그동안 고생했던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 모양이다. 90평 규모의 비닐하우스 2동에는 200개씩 두릅 가지가 들어있는 플라스틱 상자가 길다랗게 줄지어 놓여있다. 가로와 세로 1m크기의 2단으로 쌓여있는 플라스틱 상자에는 순이 올라온 두릅 가지들로 가득했다. 활짝 핀 순에서 이제 막 피기 시작한 순까지 그 종류는 다양했다. 바닥에는 물을 수시로 주었는지 물기가 촉촉하게 남아있다. 

요즘은 날마다 올라온 순을 따는 수확철이다. 수확기 두릅 촉성재배를 하는 비닐하우스의 모습이다. 촉성재배의 수확시기는 일반 노지 재배보다 한달 정도 빠르다. 김 대표의 촉성재배 방법은 노지에서 동면을 한 두릅의 가지를 50∼60cm정도로 잘라 하우스에서 30일 정도 속성으로 기르는 것이다. 두릅의 원목을 가늘고 굵게 잘라 순을 기르는 일반적인 촉성재배 방식과는 사뭇 달랐다.

 

김 대표는 2015년 고향인 전남 장성으로 귀농했다. 농산물 유통 관련회사에서 13년간 근무하다가 자신의 계획에 맞춰 고향으로 내려왔다. “농촌에 살아도 충분히 수익창출이 가능할 것 같았어요” 그는 농산물 유통경험을 살려 고향에서 수익을 내는 농사를 지어보고 싶었다. 그런 계획에 따라 귀농 후 처음엔 고추 농사를 지었다. 하지만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농번기때 인력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이었다. “노동집약적인 고추농사는 장기간 할 수 없다는 판단을 했어요” 그래서 과감히 접었다.

 

김 대표는 귀농인에게 알맞은 작물 공부를 했다. 여기저기 귀농선배를 찾아다녔다. 두릅이 눈에 들어왔다. “수확철에만 인력이 있으면 될 것 같았어요” 그가 두릅을 선택한 이유다. 농촌 고령화로 수확철만 되면 인력 구하기 전쟁을 벌였더 쓰라린 경험이 두릅선택에 큰 도움이 됐다. 그래서 가족끼리 할 수 있는 작목이 무엇인지 고민했다. 그는 3000평의 땅에 2만주의 두릅을 심었다. 노지 재배는 기대만큼의 수확을 올리지 못했다.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전국을 다니면서 두릅 재배 방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5년 전 그는 경기도 가평에서 두릅을 촉성으로 재배하는 농가를 방문했다. 이 농가는 두릅의 가지를 잘라 비닐하우스에서 인위적으로 수확시기를 조절하는 재배를 하고 있었다. “두릅 가격은 수확시기에 따라 결정돼요” 김 대표는 지난 수년간 경험에서 3월초에 수확하는 두릅의 가격이 가장 높다는 것을 알았다. 1㎏당 6만∼8만원에 도매시장에서 거래됐다. 하지만 노지에서는 값비싼 이 시기에 수확이 불가능하다. 제주도와 일부 남부지방에서 막 수확이 시작되는 시기다. 답은 촉성재배에 있었다. 장성에서 노지 두릅 수확은 4월 중순이 넘어야 시작돼 4월 말경에 본격적으로 수확이 이뤄진다. 하지만 가격이 2만원 안팎으로 촉성재배에 비해 상당히 낮다.


“밤낮으로 연구를 했어요” 김 대표는 1년 정도 시험재배를 했다. 두릅 가지만 가지고 순을 틔우는 방법이 그리 쉽지않았다. 온도와 물, 목대 간격 등 여러가지가 맞아야 두릅 순이 나오고 잘 자랐다. “처음엔 물을 고일 정도로 흠뻑 주었는데 뿌리가 다 썩었어요” 물이 고여있는 두릅의 뿌리는 금세 썩었다. 그래서 물을 흩뿌려주는 방법으로 바꿨다. 물이 고이지 않게 흐르면서 가지에만 적시는 방법도 시도해봤다. 물뿐만 아니다. 비닐하우스 온도도 두릅 순 성장에 영향을 미쳤다. 영상 10도 이상이면 두릅 순이 동해피해를 입지않는다는 것도 깨달았다.

 

다양한 방법으로 1년간 두릅과 씨름을 했다. 김 대표만의 노하우를 터득했다. 하지만 두릅 촉성재배에 필요한 대목을 구하기가 쉽지않았다. 김 대표는 자신의 밭에서 자라는 두릅을 잘라 목대로 사용했다. 그래도 턱없이 부족했다. 결국 상당수 목대는 중국에서 수입해 사용했다.

 

“촉성 재배 소득은 노지의 2∼3배에 달해요” 촉성재배의 가장 큰 장점은 가격이 높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90평짜리 두 동의 비닐하우스에서 3t가량 수확한다. ㎏당 서울 가락동도매시장에서 4만∼5만원에 거래되는 것을 감안하면 매출은 1억3000만원이 넘는다. 촉성재배 기간은 40일 정도다. 

 

40일만에 이처럼 큰 소득을 올리는데는 촉성재배로 수확시기를 조절할 수 있기때문이다. “매년 가락동 도매시장의 두릅 가격을 봐요” 김 대표는 두릅 가격의 추이를 보면서 언제 촉성재배를 시작할지를 결정한다. 매년 3월 중순에 두릅 가격이 가장 높게 형성된다. 이 수확시기에 맞춰 김 대표는 촉성재배에 들어간다. 올해도 적중했다. 5년간 두릅 촉성재배의 경험과 노하우가 힘을 발휘한 셈이다.

 

김 대표의 고민은 촉성재배에 사용하는 대목이다. 대량으로 필요해 국내에서 조달하기가 어렵기때문이다.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지속될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중국 자체에서도 두릅 소비가 많아 대목을 언제까지 수출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때문에 그는 장성내에서 대목을 공급받을 수 있는 길을 찾고 있다. 장성군에서 국내산 두릅을 많이 심어 촉성 재배의 대목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김 대표는 귀농 작물 다양화를 위해 두릅 외에도 표고버섯를 재배하고 있다. “표고버섯도 소득작목으로 좋아요” 김 대표는 농사도 소득의 다양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 대표는 귀농을 망설이는 예비귀농인들에게 귀농을 적극 추천했다. “농촌에 오면 소득을 올릴만한 작목이 많아요” 그는 농촌에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도시보다 더 많을 소득을 올릴 수 있다고 자신했다. “뭐든지 귀농하기 전에 예비로 살아보는 지혜가 필요해요” 그도 여러 귀농인처럼 똑같은 조언을 했다. 귀농하기 전에 사전에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적어도 귀농하면 어떤 작물을 재배할 것인지 정도는 준비해야 해요”


장성=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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