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톱다운이라 실패… 실무자부터 만나야? 대통령대담 따져보니


윤석열 대통령의 역대 남북정상회담 관련, 실무회담이 뒷받침되지 않은 톱다운 방식이었다는 언급이 사실과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7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KBS 신년 대담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4일 녹화, 7일 방영된 ‘KBS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에서 남북정상회담 관련 “톱다운 방식으로 해서는 곤란하고 바텀업 방식으로 양국의 실무자들 간에 어떤 교류와 이런 논의가 진행이 되면서 의제도 만들어 놓고 또 거기에 대해서 결과를 조금 준비를 해놓고 정상회담을 해야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장범 앵커는 “역대 남북 정상들이 여러 차례 정상회담을 했다”며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을 거론하고 “공교롭게도 다 진보 좌파 정당”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정부에서 남북정상회담 추진 의지가 있는지 물었다.

 

윤 대통령은 추진 의사가 있다면서도 “그냥 남북정상회담 추진한다라고(고) 해서 끌고 나가는 것은 결국 또 아무 결론과 소득 없이 보여주기하는 것에 끝날 수 있다”며 “실무자들의 교류와 논의가 뒷받침이 됐다면 더 낫지 않았겠나”라고 했다.

 

그러나 역대 남북정상회담은 모두 수많은 사전 실무 회담과 의제에 대한 논의가 진행된 뒤에 열렸다.

 

11일 정부의 남북회담 통계에 따르면, 남북회담은 1971년부터 현재까지 총 667번 진행됐다. 분야별로는 정치 261회, 군사 53회, 경제 136회, 인도 155회, 사회문화 62회 진행됐다.

 

지난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신진시장 내 한 노포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KBS 신년대담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뉴시스

2000년 6·15 정상회담 역시, 역사적으로는 김대중 정권 차원만의 노력으로 성사된 것이 아니었다. 박정희 정권에서 7·4남북공동성명을 도출한 이후 전두환, 노태우 정부에서도 정상회담이 추진됐다. 1981년 전두환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하자며 김일성 주석을 서울로 초청하는 연설을 했다. 노태우 정부에서는 남북정상회담 성사 직전까지 갔으나 1994년 갑작스런 김일성 사망으로 모든 논의가 중단됐다. 이어 김정일 체제 6년 후 김대중 정부에서 첫 회담이 성사됐다. 1971년부터 2001년까지 정치 분야 회담은 197회, 군사 분야 회담은 6회, 경제 분야 회담은 11회, 인도 분야 회담은 122, 사회문화 회담은 34회로, 총 370회 남북 회담이 열렸다.

 

남북회담은 2002년엔 32회, 2003년 36회, 2004년 23회, 2005년 34회, 2006년 23회, 2007년 55회 열렸다. 2007년은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남북 2차 정상회담을 가진 해다.

 

남북 ‘실무자들의 교류와 논의’가 급락한 것은 오히려 정상회담이 성사되지 않은 이명박 정부 시작과 함께다. 2008년 6회, 2009년 6회, 2010년 8회, 2011년 1회였으며 김정일이 사망하고 김정은 체제가 시작된 2012년에는 회담이 한 번도 없었다.  

 

박근혜 정부 시기인 2013년 회담은 24회, 2014년 8회, 2015년 5회였다. 2016년과 2017년에는 회담이 없었다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4·27판문점선언이 있은 2018년에 36회 회담이 진행됐다. 2019년 이래로 남북 회담은 다시 한 차례도 열리지 않고 있다.

 

지난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신진시장 내 한 음식점에서 주인이 윤석열 대통령 KBS 신년대담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뉴시스

역대 남북정상회담들이 모두 수많은 사전 실무 회담과 의제에 대한 논의가 진행된 뒤에 열린 것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 사전 실무 회담은 남북정상회담만이 아니라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 외국 정상과 회담을 할 때도 마찬가지로 진행하는 일반적 절차다. 다만 사전에 의제 조율을 거치고 주요 내용에 합의가 이뤄진 뒤 양국 정상이 만나 최종 합의문에 서명함으로써 합의를 공식화하는 일반적 정상회담 프로토콜과 달리, 2018, 2019년 북·미 대화 국면에서 ‘톱다운’ 아이디어가 제안됐다. 역발상으로 양측 정상이 직접 만난 자리에서 결단을 통해 수십년간 풀지 못한 북한 비핵화 문제의 매듭을 풀어보자는 논의가 활성화하면서 나온 것이다. 물론 ‘톱다운’을 추구한 당시에도 양 정상의 최종 결단만 남겨두었을 뿐, 외교 당국간 실무 논의와 특사 교환 등 사전 논의는 수차례 진행됐다.

 

역대 남북회담에서는 꼭 최고지도자간의 정상회담이 아니더라도 총리 등 고위급 회담이나 적십자 회담 등을 통해 남북 합의를 도출하기도 했다.

 

다음은 ‘KBS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 중 남북정상회담 언급 부분 전문.

 

박장범 앵커 : 네 역대 남북 정상들이 여러 차례 정상회담을 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이 처음으로 평양을 방문했었고(방문했고) 그다음에 노무현 전 대통령 그리고 문재인 전 대통령도 평양을 갔습니다. 정상회담을 했는데요. 공교롭게도 세 명의 전직 대통령 다 진보 좌파 정당이고 보수 정당, 우파 정당 출신 대통령들은 이명박, 박근혜 그리고 윤석열 대통령까지 남북정상회담이 없었습니다. 물론 지금 남북관계가 경색 관계이긴 합니다만 윤석열 대통령께서는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할 의지가 있으십니까?

 

윤석열 대통령 : 뭐 세분 다 남북관계를 잘 해보려고 노력을 하신 거죠. 그러나 지금 우리가 돌이켜봤을 때 아무런 소득이 없었다고 봐야 되겠죠. 그리고 남북정상회담이란 것 자체가 정치적인 국면 전환이나 이런 면에서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저는 선거 때부터 보여주기식 외교나 보여주기식의 정치일정은 안 하겠다고 국민들(국민)께 말씀을 드렸습니다. 북이 핵을 포기하든 안 하든 남북정상회담,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인도적인 협력관계가 필요하고 또 이것이 톱다운(하향식) 방식으로 해서는 곤란하고요. 바텀업(상향식) 방식으로 양국의 실무자들 간에 어떤 교류와 이런 논의가 진행이 되면서 의제도 만들어 놓고  또 거기에 대해서 결과를 조금 준비를 해놓고 정상회담을 해야 되는 것이지 그냥 남북정상회담 추진한다라고 해서 끌고 나가는 것은 결국은 또 아무 결론과 소득 없이 보여주기 하는 것에 끝날 수가 있다, 이런 이야기죠. 세분의 대통령께서 노력을 하셨지만 조금 더 단단한 실무자들의 이런 교류와 논의가 더 뒷받침이 됐다라면 더 낫지 않았겠나 그래 생각을 하고요. 그걸 거부하지 않는다면은 저희는 뭐 양측의 실무자들 간에 이런 소통과 논의가 진행될 수 있도록 저는 뭐, 하겠습니다.

 

박 : 네 알겠습니다. 정상회담이 북한 지배계층과의 교류라면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북한의 국민들(국민), 우리의 동포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으세요?

 

윤 : 북한 주민은 저희들이 북한 국민이라고 안 하지 않습니까. 북한 주민은 우리 헌법상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그래서 이분들이 최소한의 인간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는 그런 도움을 우리가 줘야 되고 현실적으로는 뭐  탈북민에 대해서 배려하고 지원하는 거, 그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어쨌든 인도주의적인 지원을 할 수 있다면은 북한 주민들의 어떤 좀 생활이 열악한 생활이 개선될 수 있는 그런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박 : 네 대통령님 오랜 시간 동안 여러 가지 현안에 대해서 대통령님의 생각과 정책에 대해서 들을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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