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도 日도 일찍 핀 벚꽃 ‘온난화 블룸’|동아일보


워싱턴 평년보다 2주 앞당겨 활짝

도쿄선 10년마다 1.2일씩 빨라져

꽃 즐길 기간도 짧아져 관광업 울상

미국 국립공원관리청이 17일 수도 워싱턴의 벚꽃 명소인 ‘타이들 베이슨’ 호숫가에 예년보다 약 2주 빨리 벚꽃이 만개한 모습을 공개했다. 사진 출처 미국 국립공원관리청 ‘X’(옛 트위터)

“피크 블룸(Peak Bloom·만개)! 피크 블룸!”

17일 미국 국립공원관리청은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수도 워싱턴의 벚꽃 명소 ‘타이들 베이슨’ 호수의 벚꽃 만개를 알리는 게시물을 올렸다. 올해 워싱턴의 벚꽃 개화 시기가 평소보다 2주 빠르다는 점을 홍보하기 위한 글이다.

이 호수 일대에는 1921년부터 벚꽃이 본격적으로 심어지기 시작했다. 이후 평균적인 벚꽃 만개일은 매년 4월 4일경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이상기후 등의 영향을 받아 3월 30일로 약 6일 앞당겨졌다. 특히 올해 만개일(17일)은 2000년과 함께 역사상 두 번째로 빠른 수준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역대 가장 빨랐던 해는 3월 15일에 만개한 1990년이었다.

최소 4000그루의 벚나무를 보유한 워싱턴 당국은 23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연례 벚꽃축제를 열기로 했다. 그러나 축제 개막 전 이미 도심 곳곳은 흐드러진 벚꽃을 즐기는 상춘객으로 가득하다.

‘벚꽃’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나라 일본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해마다 ‘벚꽃 개화 예상 지도’를 내는 일본기상협회는 최근 “나고야, 후쿠오카 등 전국 주요 도시의 벚꽃이 예년보다 일찍 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발표했다. 기상청은 수도 도쿄의 평균 개화일이 1953년 이후 10년마다 1.2일씩 앞당겨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 외에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캐나다 밴쿠버 등에서도 벚꽃이 일찍 피는 현상이 목격되고 있다.

이는 결국 전 지구적인 기온 상승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쿄도 환경부는 도쿄의 평균 기온이 지난 100년간 섭씨 3도 올랐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 역시 올 1월이 지구 역사상 가장 따뜻한 1월로 나타났다고 공개했다.

미국 생물계절 관측 네트워크의 테리사 크리민스 이사는 “온난화로 겨울이 더 따뜻해지면 나무들이 ‘혼란’을 겪어서 오히려 개화가 늦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벚꽃이 일찍 필수록 이를 즐길 수 있는 기간도 짧아져 관광업이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워싱턴 당국에 따르면 매년 벚꽃 축제를 보기 위해 워싱턴을 찾는 관광객만 최소 150만 명이다. 이를 통해 창출하는 경제적 효과는 1억 달러(약 1300억 원)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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