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벌신사’ 한국전력 권영민 감독의 리더십은 특별해…배려와 냉정함 사이에서 팀을 이끈다!|스포츠동아


한국전력 권영민 감독. 스포츠동아DB

V리그 남자부 7개 구단 사령탑들 중 가장 색깔이 뚜렷한 이는 단연 한국전력 권영민 감독(44)이다. 2년차 감독인 그는 세터 출신 특유의 섬세함과 배려를 갖췄지만, 냉정하게 선수들을 이끌며 한국전력을 경쟁력 있는 팀으로 만들었다.

한국전력은 7일까지 승점 40, 14승12패로 5위에 올라있다. 낮은 순위지만 3위 OK금융그룹(승점 43·15승11패), 4위 삼성화재(승점 40·15승12패)와 격차가 박빙이다. V리그에선 3위와 4위의 승점차가 3 이하면 3-4위의 준플레이오프(준PO)가 성사된다. OK금융그룹과 삼성화재를 사정권에 둔 한국전력으로선 충분히 ‘봄배구’ 진출을 노려볼 수 있다.

V리그 출범 이후 하위권에 머문 시간이 길었던 한국전력이지만, 최근 2시즌 동안 권 감독 체제에서 보인 경쟁력은 인상적이다. 그 과정에서 고비를 넘기며 단단해지기도 했다. 한국전력은 지난 시즌 중반 9연패에 빠지는 바람에 ‘봄배구’ 진출 전망이 어두웠지만, 극적으로 4위를 차지해 3위 우리카드와 단판 준PO에 이어 PO까지 올라갔다. 올 시즌에도 개막 직전 구단 매각설로 팀이 흔들리면서 1라운드(1승5패)에는 부진했지만 2~3라운드에 7연승, 4~5라운드에 4연승을 달리며 쉽게 무너지지 않는 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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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감독은 팀이 흔들릴 때마다 선수들을 향한 배려로 분위기를 다잡았다. “연승과 연패로 팀 분위기가 바뀌진 않는다”면서도 연승 분위기 속에 선수들이 안정적으로 뛸 수 있도록 같은 양복만 입었다. 그에게 ‘단벌신사’란 별명이 붙은 이유다. 연승 기간 합숙도 권 감독이 아닌 선수들의 의견으로 진행했다.

그러나 배려에 앞서 엄격한 원칙이 있다. 권 감독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자기관리’다. 선수시절 자신의 롱런 경험을 바탕으로 선수들에게 훈련장과 숙소에서 탄산음료를 마시지 못하게 한다. 여기에 기회를 준 선수가 부진하면 주기적으로 자극을 준다. 세터 하승우가 심한 기복을 보이고, 임성진이 성장통을 겪을 때도 공개적으로 “더 성장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자주 전달했다.

권 감독의 지론은 “선수가 못한다고 비판하는 대신 선수를 능력만큼만 쓰는 것이 감독의 역할”이다. 선수가 코트 위에서 자신의 능력을 온전히 발휘할 수 있도록 돕고 결과에 책임을 지는 것이 자신이 할 일이라고 강조한다. 권 감독이 이끄는 한국전력의 올 시즌 ‘봄배구’ 전망이 밝은 이유 중 하나도 이 같은 지론에 있다.

권재민 스포츠동아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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