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분도론’과 ‘편입론’ 표심 다 잡겠다는 한동훈…효과는 ‘글쎄’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여의도 당사에서 비대위 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경기-서울 리노베이션 TF를 가동하는 등 메가시티론을 재점화하면서 경기도 민심이 들썩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텃밭이 된 경기 민심을 뒤집기 위한 전략이라는 평가 속 실질적인 표심 변화로 이어지지 않을 거라는 비관론도 뒤따른다.  또 한 비대위원장이 동시에 꺼내든 경기 ‘분도론’ 과도 양립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범여권과 야권에서 제기되면서 ‘총선용 공약(公約)’이라는 비판만 자초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8년 내내 민주당 압승에 꺼내든 회심의 카드?


경기 민심은 2012년 총선 이후 급격하게 민주당 쪽으로 기울었다. 2012년까지만 해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20석과 민주당 29석으로, 민주당이 우위를 점한 권역이었지만 압도적이지는 않았다.

2016년 총선에는 40(민주) 대 19(새누리당), 2020년에는 51(민주) 대 7(미래통합당)으로 민심이 급격하게 기운 결과가 나타났다. 정치권에서는 수원·용인·김포·광주·군포·화성에 지역구가 늘어나면서 ‘여촌야도(농촌지역은 여당에 투표하고, 도시지역은 야당에 투표하는 현상)’ 현상이 심화된 것이 주된 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신축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40대 유권자들이 몰렸고 수원 팔달과 파주을, 분당갑 등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하다는 지역도 민주당이 차지하게 된 것.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이 경기도를 잃다시피 하면서 ‘영남권 정당’이라는 자조가 지난 총선 직후부터 팽배했다. 경기에서 야당 우위 흐름은 지난 대선에서도 이어져 윤 대통령이 호남권과 더불어 당시 상대였던 이재명 대표를 꺾지 못한 권역이었다. 이에 총선 국면에 접어들면서 김기현 전 국민의힘 대표가 ‘김포 서울 편입’을 꺼내들었지만, 총선용 공약이라는 반발이 당내에서도 나왔고 김 전 대표의 거취 문제가 맞물리면서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듯 했다.

하지만 한 비대위원장이 다시 서울 편입 이슈를 꺼내들고 관련 TF도 경기-서울 리노베이션 TF로 이름을 바꾸는 등 다시 화력을 쏟아붓고 있다. 국민의힘이 서울 편입 특별법을 발의한 김포, 하남, 구리 뿐만 아니라 광명, 과천 등 원하면 모두 서울이 될 수 있다며 인접 도시들의 표심을 자극했다.

한 비대위원장은 지난달 31일엔 “경기 주민들의 생활 편익을 위해 경기도를 분할해야 한다는 것에도 공감한다. 서울 편입을 원하는 지역의 정책을 지원할 뿐만 아니라 각 지역에서 원하시는 방향을 모두 지원할 방침”이라고 한 데 이어 지난 2일 구리에서는 “적극적이고 신속하게 (편입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생활 편익’을 이유를 들었지만, 수도권 표심은 부동산에 좌우된다는 정치권 통설에 따른 비책이라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아울러 도청이 위치해있고 인구가 가장 많은 수원 지역에 인지도가 높은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등을 포진시키는 등 보수세를 끌어올리는 데도 집중하고 있다.

김동연도, 이준석도 맹비판…결국 조삼모사?

윤창원 기자윤창원 기자
한 비대위원장의 서울 편입 공약에 대한 정치권 반응은 부정 일변도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연일 한 비대위원장에 대해 “모든 것이 어그러진 이유는 메가서울을 추진하면서 경기 분도에 대해서는 ‘행정편의주의’, ‘갈라치기’라며 공격해왔던 여당의 급발진”이라며 “경기북도에서 김포, 구리, 고양, 의정부를 떼어내면 절반 가까이가 사라지는 것인데 경기북도에 해당하는 지역의 주민들도 과연 이런 형태의 분도를 원할지는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생활권이 다른 경기 남부와 북부를 나누자는 ‘분도론’을 내세워온 민주당의 비판은 더욱 매섭다.

민주당 소속 김동연 경기지사는 지난 3일 한 비대위원장이 ‘서울 편입’과 동시에 띄운 ‘분도론’에 대해 “선거를 두 달여 앞두고 대통령이 경기도를 7번이나 오고,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4번씩 와서 총선 후에는 대부분이 사라질 그런 ‘빌 공(空)’자 공약 내지는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고 있다”며 “여당이 국토균형발전에 따라 (경기북부특별자치도)추진에 동의한다면 주민투표부터 빨리 실천에 옮겨 힘을 설어줘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기북부특별자치도와 서울시 메가 편입은 양립하기 어려운 것”이라며 “경기도를 한 편에서는 쪼그라트리고, 한편에서는 나누고 한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경기 북부에 있는 일부 도시들을 서울로 편입시키면 경기도가 너무 비대해 나눠야 한다는 분도론의 의미가 퇴색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만 국민의힘 측에서는 2024년 기준 경기도 인구는 1300만명이 넘는데, 한 비대위원장이 편입 가능한 지역으로 언급한 지역들의 인구는 모두 합쳐 240만명으로 서울로 편입해도 여전히 경기도는 비대하다는 입장이다. (고양시 107만여명, 김포시 48만여명, 하남시 32만여명, 구리시 18만여명, 광명시 27만여명, 과천시 8만여명)

경기도는 지난해 9월 행정안전부에 특별법 제정을 위한 주민투표 실시를 요청했지만, 행안부는 비용 문제를 들어 반대하고 있다. 총선 전 주민투표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로 경기북부특별자치도 논의는 22대 국회에서 결정하게 됐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수도권에서 총선 승패가 박빙이다 보니 벌어진 이슈다. 서울로 경기 일부를 편입한다면 굳이 또 왜 나누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서울시민 당사자들의 의견도 물어봐야 하고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 서울과 경기 간 인프라 차이를 부인할 수 없다”고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준석 대표도 “서울의 확장이라는 것은 지금까지는 광역교통망 확충 등 국비 지원 비율이 높던 사업들이 서울시 자체 사업으로 변경돼 서울시민들의 세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무엇보다 표심에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김 전 대표가 ‘서울 편입’을 띄웠을 때만 해도 상당수 여론조사에서 해당 지역 주민들 사이 반대 여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경우엔 반대 비율이 60%가 넘는 여론조사가 나왔다. ‘총선용 공약’, ‘매표 행위’라는 야권의 비판 속 실질적인 효과에도 의문이 따라붙으면서 자칫 ‘조삼모사(朝三暮四)’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 경기도당 관계자는 “민주당에 대한 피로도가 쌓이면서 쪼그라들어 있던 보수세가 뭉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이 교수 등 새로운 인재들에 대한 호감도가 기대 만큼 높지는 않다”고 전했다.  

與, 세계적 추세라고 반박했지만…

절차적 혼란을 부추길 뿐 아니라 그 효과에도 물음표가 붙는 등 당내에서도 반발이 나오자 국민의힘은 메가시티가 세계적인 추세라는 반박을 내놨다.
 
앞서 조경태 뉴시티 프로젝트 특별위원장은 처음 ‘서울 편입’이 추진됐을 때 같은당 소속 유정복 인천시장이 김포의 서울 편입을 공개 반대하자 “세계적 도시 행정 체계 변화 흐름을 잘 읽지 못한 발언”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하지만 메가시티의 대표적 사례로 꼽히는 프랑스의 ‘그랑 파리 프로젝트’나 중국의 ‘징진지 일체화전략’ 모두 행정적인 도시 통합이 아닌 경제 통합에 방점이 찍힌 연계형 도시에 가깝다. 더욱이 파리의 인구는 200만명이고 면적 역시 서울 강남권보다 좁아 서울과는 사정이 다르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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